본문 바로가기

여행 일기,따로 또 같이/일본,오키나와(2015)

(오키나와) #17: 일본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꼽힌 돌다다미길

반응형

슈리성 여행의 또 다른 백미는 '긴조초 돌다다미길'입니다.

일본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힌 돌다다미길.

그 길로 들어서볼까요?

우거진 나무가지 사이로 이어진 계단이 바로 돌다다미길이에요.

 

종종걸음으로 두 걸음은 걸어야 하는 계단.

이 길이 다다미길로 불리우는 이유는 바로 넓직한 계단이 마치 다다미방의 그것을 닮아있어서래요.

슈리성의 계단들이 직각이 아니라 아래 쪽으로 약간 기울어지게 만들어졌듯이..

돌다다미길의 계단도 아래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혼자 여행객의 머리에는 문득 재미난 상상이 들어앉습니다.

'옛날 류큐왕조 사람들은 발꼬락 힘이 엄청 쌨나봐. 비가 와도 발꼬락 힘을 빡 주면...절대 미끄러지지 않았을꺼야~'

라며 실없이 혼자 빙긋거려봅니다.


돌다다미길을 내려가는 중간.

제 눈을 잡아챈 나뭇잎 하나.

'니가 갈 길은 이 쪽이야'라고 말하는 듯한 나뭇잎.

아마도 이 길은 제가 영영가지 못하는 하나의 길이 되겠죠. 

 

또 다른 하나의 길.

그 중간에 빼꼼히 열린 문이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돌다다미 길의 중간에 위치한 이곳의 이름은 마다마.

 

오키나와식 소바, 커리 등의 간단한 식사와 차를 마실 수 있는 까페에요.


빼꼼히 열린 문으로 들어서면, 냥이님이 반겨줍니다.

그리고는 모습을 드러낸 까페.

자연을 그대로 품에 안은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테라스 안으로 자란 나무.


마당 안의 암석과 그 암석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까지..

까페는 자연무과 인공물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비수기 여행자의 특권인 테라스 독차지하기.

아무도 없는 테라스 자리에 무거웠던 여행객의 짐을 내려놓고 나만의 쉬는 공간을 만듭니다.


그리고 나른하니
홍차 한 잔과 주인할아버지가 주신 도나츠를 곁들여서 먹습니다.

나른나른한 시간.

옆자리에 젊은 부부와 귀여운 아이가 들어와서는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연신 재잘재잘 이야기를 늘어놓네요.

일본어라서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아마도..'도너츠가 맛있어.' 또는 '저도 물을 주세요'..쯤으로 들리는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스케치도구를 꺼내서 아이를 그려보았습니다.

아이의 모습을 그린 것을 아셨는지...아이 아빠가 다가와서는 조심스럽게

"그림을 찍어도 될까요?(일본어로..)" 라고 물어보십니다.

'오오...이런 신기한 일이..'

"물론이죠.(모치론데쓰)"라고 말하니, 아버님께서 딸이 그려진 그림의 사진을 찍습니다.

저도 반대로.."아이의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 라고 물으니..

아이를 번쩍 들어서는 사진을 찍게 해주시네요.

너무 귀여운 아이에요~

#date : 2015.12.3

 

Epilogue

 

1. 돌다다미길, 내가 가지 않은 길

- 언제나 길은 내가 간 길과 그렇지 않은 길로 나뉩니다. 제가 간 길에서 전 예쁜 까페를 만났는데, 만약 다른 길을 갔다면 무엇을 만났을까요?

2. 그림은 사람을 연결해줍니다

- 여행을 다니면서, 처음으로 어반스케치를 해보았습니다.

- 사진을 찍을 때와 달리, 그림은 새로운 인연과의 연결을 만들어줍니다.

- 참, 기분 좋은 경험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