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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따로 또 같이/일본,오키나와(2015)

(오키나와) #20: 오키나와 마루젠&준쿠토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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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리성에서 한참이나 시간을 보내고는 이제 기다리고 기다렸던 마루젠&준쿠토 서점으로 향합니다.

만년필 & 잉크 러버(감히 덕후라 부르기엔 나의 덕력이 너무 부족하니..)에게 일본의 마루젠은 성지이지요.

두근두근.

드디어 그곳에 가는군요.

 

이동은 역시 유이레일입니다.

오키나와 나하 시내에서의 이동에 이만한 교통수단이 없습니다.

슈리에서 미에바시까지 13분.

으흐흐~

곧 마루젠을 만나겠군요.


역에서 나와 직진으로 쭈욱 가면 마루젠 서점이 나옵니다.

 




 

마루젠 서점은 엄청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마루젠이라는 140년 전통의 서점과 준쿠도라는 서점이 합쳐져 마루젠&준쿠도라는 명칭이 붙음.

 

<나는 문학이다>의 윤동주 시인에 대한 서술에서도 마루젠 서점이 나온다.

지성당, 일한서방, 마루젠(丸善), 군서당과 같은 신간 서점과 구서점들을 돌고 나서 음악다방에 들러 차를 마시며 새로 산 책들을 펴보곤 했지. 가끔은 극장에 들러 영화를 보기도 하고. 다시 명동에서 ...


1층에는 문구류들을 살 수 있는 매장이 위치하고 있고,

2층에는 책이 가지런히 꼽혀 마치 서가와 같아 보이는 서점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특히 눈을 잡는 것은 마치 누가 시킨 것처럼 사람들이 서가 끝의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입니다.

너무나 조용해서, 감히 크게 움직이기조차 조심스러운 느낌.

하지만 이미 마음 속에 이로시주쿠 잉크 구매라는 큰 뜻을 품고 온 저에게 2층은 아웃오브안중입니다.

1층의 만년필 코너로 들어가는 길.

'만년필의 교과서'라는 책이 반가이 맞아줍니다.

저 책을 펼치면 얼마나 무궁무진한 만년필의 세계가 있을까요?

너무 궁금하지만...으흐흐..전 일본어 무능자니까 살짝 지나칩니다.

 

드디어 이로시주쿠를 만났습니다.

앙증맞은 유리병에 곱게 담긴 잉크.

잉크 3개를 골라서 세트를 만들 수 있는 저 것이...제가 바로 맘에 담고 온 It아이템입니다.

 

하지만...두둥...

이이이~~~~이이잉크를 시필해볼 수 없답니다.

 

 

어찌 이리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있단 말입니까.

이로시주쿠 중 몇몇 아이들의 특징은 잉크를 처음 썼을 때와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변하는 것인데.

 

그 오묘한 변화를 어이 시필없이 확인할 수 있단 말입니까.ㅜㅜ..

 

오키나와라서 그런건가?

너무 시골마을에 큰 기대를 걸었던건가?

 

이미 만들어진 색상표를 보고 고르라네요.

흑.

이런 선택이라면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이냐.ㅜㅜ.

 

두개를 고르고는 마지막 한 색을 고르는 데...장장 40여 분.

결국 인터넷 폭풍검색을 하여서..국내 잉크매니아들의 Top Rank 잉크를 Pick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세일러 스토리아 잉크도 있습니다.

서커스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스토리아 잉크는 이름과 색을 매핑해놓았습니다.

특히 안료잉크라서 번짐 현상이 적다고 하네요.

 

그 옆에는 낯익은 세일러 젠틀잉크가 있습니다.

저 병에는 물이 담겨 있는데, 물 속에서도 잉크가 번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거에요.

그림 그릴 때는 특히 내수성이 중요한데, 세일러 잉크들은 내수성이 강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이로시주쿠들만 데려갈꺼에요.

잉크는 무게가 나가기 때문에 너무 많이 살 수는 없거든요..ㅜㅜ.

 

마지막으로는 요즘 애정하는 만년필이 카쿠노 코너입니다.

카쿠노는 펜촉에 윙크를 하며 웃는 그림이 있습니다.

그래서 펜을 열때마다 너무 기분이 좋아집니다.

게다가 종이를 살짝 긁어대며 사각대는 느낌이라니...

 

카쿠노도 하나를 데려갈까...하고 금액을 봤는데..흠흠..

크게 메리크가 없네요.

이 녀석은 패쓰~

합리적인 소비자답게 원래 마음에 품었던 이즈시로쿠 잉크만을 구매하고는 마루젠을 떠납니다.

# date : 2015.12.4

  

Epilogue

  

일본이나 대만에 가면, 꼭 만년필 샵에 들러보기를 추천!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반대급부로 더 아날로그적인 취향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사실이에요.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만년필이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제한된 만년필과 잉크만을 만날 수 있지만, 일본이나 대만의 샵에서는 무궁한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으니...한번 가볼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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