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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창작자/그림수업

[그림수업] 스물여덟번째 강(講)...모스타르에서의 기억을 '치유'로 그려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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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여행..그 여행 중 유난히도 기억에 남는 곳이 모스타르입니다.

전쟁이 남긴 상처.

그 속의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광, 그런 일이 없었던 듯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네 625 전쟁과 겹쳐지면서, 왠지 짠하게 맘이 갔습니다.

그리고 기독교와 이슬람교를 이어주는 화합의 다리 앞에 너무나 맑게, 그리고 희망차게 위쪽을 바라보는 소년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소년을 통해,

그 속에 담긴 아픔과 그 아픔을 치유해내는 힘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먼저 스케치를 합니다.

하늘은 넓은 붓으로 채워내고,

구름은 희망을 담은 흰색으로 둥글둥글 칠합니다.

바위의 밑색을 칠하고,

건묻들에도 색을 입힙니다.

 

이번에는 강물입니다.

어찌보면 이 소년만큼이나 중요한 이 그림의 주인공은 강입니다.

이 강은 빠른 속도로 흘러가며 전쟁의 상흔을 닦아주는 것과 함께,

전쟁의 아픔을 또한 물빛으로 담아냅니다.

이 강은 민족 상잔의 아픔에 대한 목격자인 동시에,
이 아픔을 빠르게 씻어내주는 치유자입니다.

그래서 이 물빛을 표현하는 데 많은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마을을 모습을 한껏 담고 있지만,

그 모습이 외곡되며 크게 확대되어 있습니다.(물의 효과이기도 하지만)

또한 깊은 초록색과 남색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물.

모든 비밀을 삼켜버린 강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첫번째로 다 쓴 물감이 나왔네요.


이제 나무들을 칠합니다.

처음에는 밝은 녹색으로 시작을 합니다.

 

바위에도 기본 색을 입힙니다.

색에 베리에이션을 주면서 나무와 바위에 깊이감을 입힙니다.

 

지붕과 집의 디테일한 벽돌을 표현합니다.

집에 창들을 그렸습니다.

바위에도 회색 외에 Naple Yellow를 이용해서 색에 변화를 줬습니다.

멀리 있는 집과 나무들도 칠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소년에게 색을 입혔습니다.

붉은 색과 노란색을 통해, 소년 속에 있는 아픔과 치유를 표현하고 싶었는데..

히어로물의 스파이더맨 같다는 평가입니다.ㅜㅜ

 

캔버스 바닥쪽의 바위에도 꼼꼼하게 모델링 페이스트를 입히기 위해서 뒤집어서 작업을 했어요.

아무도 캔버스 아래쪽을 보지는 않겠지만..

'내가 알잖소.'(미켈란젤로 빙의)

아래에도 색을 제대로 칠해주지 않으면, 뭔가 덜 입고 외출한 느낌이거든요.


소년을 칠할 때, 색이 삐져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마스킹액을 칠해줬습니다. 

소년의 노란바지부분도 붉은 색으로 바꿔주고,
평면으로 보이는 몸을 입체감이 있도록 명암을 넣어줍니다.

 

자기 치유, 힐링, 희망..을 의미하는 '금빛'을 소년의 붉은 몸위에 덮어줬습니다.

 

아이의 아픔 = 붉은 색

치유희 힘 = 금빛

 

금빛 아래로 보이는 붉은 빛이 아직도 채 아물지 않은 상처의 날것을 보는 것처럼 빨갛게 올라옵니다.

그리고 마치 그 위에 소독약을 뿌린 것 처럼 붙어있는 금빛의 모습이 상처가 낫는 과정에 생기는 딱지마냥 보입니다.

 

세필붓으로 그림의 지저분한 부분들을 잘 마무리 하고요.

소년을 둘러싸고 있던 마스킹액을 떼어냅니다.

 

소년이 서 있는 바위를 조금 더 손을 보고. 


마지막으로 싸인을 해서 마무리를 합니다.

뾰족뾰족한 바위 위에 서 있는 아픔을 간직한 소년.

강을 사이에 두고 이웃한 마을 사람들끼리 서로를 죽여야 했던 슬픈 역사.

그 역사를 치유하는 자가치유의 시간을 스스로 이겨내고 있는 아이.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희망이 되는 그 곳.

그 사이를 흐르는 강은 모든 것을 알고 기억하고 있지만, 또한 아픔의 상처를 빠르게 흘려보냅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그림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듯이 바라봅니다.

왜? 그랬냐고...

하지만 우리는 이 아픔을 이겨내고 있노라고..

그래서 이 작품의 제목은 <치유 @ 모스타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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