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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따로 또 같이/미국, 샌프란시스코(2015)

[샌프란시스코] 소살리토 : 시간을 향유하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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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멈춘 듯한 소살리토, 온전히 시간을 향유하기

 

 

페리빌딩에서 배를 타고 채 30분이 안 되어 나타난 소살리토는 샌프란시스코와는 또 다른 세상이다.

 

여행자에게 허용되는 가장 큰 사치인 '한가로움'이 가장 잘 어울리는, 시간이 멈춘 듯한 곳이 바로 소살리토이다.

따뜻한 햇살 속에 배를 내리면, 그저 거닐어야 하는 길..그리고 어디라도 앉으면 쉴 곳이 되는 바닷가의 돌이 있다.

 

누구도 빠르게 움직이지 않고, 누구도 부산하지 않다.

그저 햇살을 유영하듯이 향유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선착장을 벗어나 바닷가 산책길을 들어서니 개 한마리가 길게 몸을 뻗어 길을 막고 있다.

사람이 다가오면 놀랄 법도 하지만, 개는 그저 꼬리를 살짝 움직여 사람이 지나갈 길을 내줄 뿐이다.

 

<길을 막고 길게 누운 강아지도 다가오는 사람이 지나가도록 꼬리를 치워줄 뿐 움직이지 않는다.그저 평온한 곳이다>

 

돌 위의 게들도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그저 볕이 좋은 돌위에서 뽀글뽀글 거품을 내품는다.

 

 

<볕을 즐기며 거품을 뽀글뽀글 올리는 게>

 

바닷가 길을 따라가면서 보이는 풍경은 행복하다.  빛을 받아 반짝이는 바닷물 위로, 언덕을 따라 예쁘게 지어진 집들이 보인다. 바닷물의 반짝임은 눈을 찡긋찡긋하도록 하지만, 그 찡그림이 입꼬리를 위로 끌어올린다.

 

그리고 그 행복한 미소는 길을 걷는 내내 함께 한다.

 

<눈부신 햇살 속에 걷는 것 자체가 행복한 소살리토의 바닷가 길>

 

 

 

그리고 마주하는 동화 속의 집

 

 

행복감에 바닷가 길을 걷다보면, 나무로 만들어진 데크(Deck)를 만나게 된다.

Deck는 개인 소유의 집을 연결해주는 길로, 동화 속의 집처럼 지어진 집들로 향하는 문과 연결되어 있다.

문 너머로 보이는 집은 작고도 예쁜 집의 뜰에는 집주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앉아서 책을 읽거나 맥주를 마시고 있다. 

 

나 曰,

"나도 저 나이가 되면, 저렇게 행복하게 은퇴해서 살 수 있을까?"

 

친구 曰,

"그럼 좋겠다.나도 여기서 은퇴 후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

 

우리는 은퇴 후의 모습을 그려보며, 꼭 사고 싶은 집들을 골라본다.

 

<내가 꼭 사고 싶다고 고른 집>

 

<두 번째로 고른 노란 대문이 예쁜 집>

 

소살리토에서 살고 싶은 집도 고르고 나니, 다시 " If you're going to San Francisco, Be sure to wear some flowers in your hair"라는 가사가 떠오른다.

 

문득 길가의 벚꽃 나무에서 가지하나를 꺽어 귀 뒤에 꽂아본다.

 

<If you're going to San Francisco, Be sure to wear some flowers in your hair.내가 머리에 꽂은 꽃>

 

절로 노래가 나온다..흥얼흥얼~~~

마음은 엄청 풍성하지만, 이리저리 돌아다녔더니 배는 텅텅 비었다.  자!! 이제 소살리토 특식을 먹자.

 

 

 

소살리토 맛집, SCOMA에서 즐기는 해산물

 

 

오늘의 점심은 유명 시푸드 레스토랑인 SCOMA Sausalito.

 

<Scoma 위치>

 

예약 시간 10분 전쯤 도착해서 보니, 이미 줄이 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예약을 하길 잘 한 것 같다.

 

<이미 길게 늘어선 줄>

 

<바깥 자리는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식사를 할 수 있음>

 

SCOMA의 메뉴는 해산물이 주를 이룬다.

<메뉴, 자세한 메뉴 정보 : http://static1.squarespace.com/static/538e2b57e4b00283bf204dc5/t/54d15f37e4b07cf788e9af37/1423007543135/dinner+menu+Jan+2015.pdf>

 

우리는 lazy cioppino(해산물 스튜), blue point oysters on ice(미국식 생굴), 그리고 맥주를 주문했다.

 

<왠지 바닷바람에 어울릴 것 같은 블루문 맥주>

 

먼저 나온 맥주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마시니, 온몸의 털은 소름이 돋는 것처럼 올라오고 몸은 나른하니 퍼진다.

 

이어서 생굴과 쵸피노(?, 발음이 어렵다)가 나온다.

<미식 생굴>

 

먼저 생굴부터 먹는다.

미국식 생굴은 레몬즙을 많이 뿌리고 새콤한 소스를 듬뿍 넣어 먹는다. 얼음 위에 놓여있어 더 시원한 생굴이 새콤함과 함께 넘어가는 맛이 일품이다.

미국은 Oyster bar가 따로 있고, 이곳에서 꽤나 비싼 가격으로 굴 요리를 먹는다고 한다.  소살리토도 미국인지라, 생굴의 가격이 우리네 수산시장의 가격과는 꽤나 차이가 있다.(사실 좀 아깝다)

문화체험 차원이 아니면, 감히 시도할 가격은 아니다.

 

<냉콤 먹어버린 생굴 접시>

 

<게살이 풍성하게 담긴 쵸피노>

 

이제는 쵸피노.

게살을 풍부하게 찢어넣고, 갖은 해산물을 듬뿍 넣어 끓여낸 스튜인 쵸피노는 따뜻한 국물이 일품이다.

우리네 국과 찌게에 비하면 신맛이 있어 익숙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빵과 함께 찍어 먹으면 한끼 식사가 될 정도로 든든하다.

게다가 바닥을 뒤집을 때마다 나오는 게살의 향연이란...그저 참 인심이 좋구나..를 느끼게 한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풍성한 해산물과 인심을 먹고나니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페리를 타러 돌아가는 길

 

돌아가는 길은 또 다른 풍경이다.

그 사이 페리가 몇 번 더 오갔고, 소살리토의 시간은 더 흘러 많은 사람이 거리에 넘쳐나고 있었다.

 

올 때는 보지 못 했던 사람들도 있고, 열지 않았던 가게도 이제는 열렸다.

 

<새를 가지고 나타나신 아저씨>

 

<너무너무 새를 사랑하시는 듯>

  

<심지어 갑작스레 돌무더기까지 나타났음>

 

<유명 아이스크림 집 앞에는 아이스크림을 입에 문 사람들이 생겨났다>

 

고즈넉했던 풍경이 사라진 것은 아쉽지만, 북적북적하며 생기넘치는 모습 또한 반갑다.

페리 출발까지 남는 시간을 메우기 위해, local artists의 작품을 전시한 갤러리를 구경했다.

갤러리 내부의 촬영은 금지되어 있지만, 구경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환영이다.

 

 

<local artists의 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갤러리>

 

local artists 들의 독특한 작품과 소살리토를 표현한 다양한 작품을 보고 나니, 이제는 정말 배를 타러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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