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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따로 또 같이/미국, 샌프란시스코(2015)

[샌프란시스코] 안녕, 소살리토~..Hello,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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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살리토 선착장으로 가는 길은 너무나 아름답다.

눈을 어디로 돌려도, 온통 눈부신 햇살과 솜사탕을 깔아놓은 것 같은 파란 하늘뿐이다.



<너무 아름다운 소살리토의 하늘>



​<눈부신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


너무 아름답지만,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너무 아쉬워..."


나, 돌아갈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몸을 돌려서 선착장으로 발걸음을 뗀다.

천천히 움직이던 발걸음은 선착장에 가까워지면서 빨라진다. 이미 선착장에 늘어선 줄이 엄청나다.

샌프란시스코의 페리빌딩에서의 풍경과는 사뭇 다르게, 소살리토에서 돌아가는 선착장은 사람과 자전거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줄은 도보줄(사람만), 자전거줄(자전거를 탄 사람)로 나뉜다.

하지만 그 어느 쪽도 녹녹해보이지 않는다.

나 曰,

"우리 돌아갈 수 있을까?"

​친구 曰,

"몇 번 기다리면 되겠지. 어제처럼 911만 오지 않는다면..."


이 말이 사단이 될 줄이야.

자전거줄을 태우던 페리가 갑자기 떠나버린 것이 시작이었다.


나 曰,

"왜 사람은 안 태워? 사람 배랑 자전거 배랑 따로야?"

​친구 曰,

"아닌데..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 아름다운 소살리토 바다에...몸을 던진 자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수상경찰이 출동하고, On-Time 출발을 중시하는 미쿡의 페리는 사람을 태우지 않고 출발을 해버린 것이다.

"어떻게 돌아가라고....페리야..돌아오란 말이닷~~~"

결국 수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있는 사이를 응급베드에 누운 사내가 지나가고 나서야, 이 모든 소동은 마무리가 되었다.

어제의 911 사건도 그렇고, 오늘의 사건도 그렇고..

미국에서는 사고 신고가 나면, 일단 사고의 빠른 해결을 위해 주변을 비운다.

물론 짜증나는 상황일 수 있으나, 불만을 얘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리고, 사고 해결이 되어야 비로소 버스도 페리도 운행을 하기 시작한다.

​한국에서 온 나에게는 조금은 불편한 상황이긴 했지만, 이런 체계화된 사고처리가 부럽다는 생각도 드는 것은 큰 사건의 그림자가 남아있기 때문이리라.

어쨋든 아름다운 소살리토에서의 마지막 순간은 '깜짝 이벤트'와 '짧은 단상'을 내게 안겨주었다.

조바심냈던 시간이 지나고 나니, On-Time 미국답게 빠른 속도로 페리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긴 줄은 순식간에 줄어들기 시작했다.

자전거 먼저, 그 다음 사람, 또 자전거..이런 순으로 페리 탑승이 이뤄졌고, 다행이도 소동 후에 처음 도착한 페리에 몸을 실었다.

"우리...드디어 페리에 탔어~~~"(그리 떠나기 싫다더니..실제로는 못 떠날까봐 엄청 쫄았었나보다)

돌아가는 길에 잠깐 만나는 알카트라츠

두근두근한 마음을 가지고 페리에 타니, 올 때와는 다르게 한층 아래로 들어오게 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소살리토로 올 때는 바로 승객을 위한 선실로 탔다면, 소살리토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오는 페리에서는 자전거가 실려있는 제일 아랫층으로 타게 된다.


<페리 가장 아랫층은 자전거가 가득~>

자전거가 실린 곳을 지나서 위로 올라가서 자리를 잡으니, 비로소 안도감이 밀려온다.

미국 페리의 낭만 중의 하나인 '배 안에서 맥주 마시기'를 시전하니, 금새 행복해진다.

참, 사람이 잔망스럽다.


페리 안에서 맥주를 홀짝이고 있는 데, 선미의 사람들이 부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갑자기 부산스러워지는 선미>

소살리토행 페리를 선택한 이유 중의 하나인 '멀리서 알카트라츠 보기'가 시작되나 보다.

알카트라츠가 멀리서 나타났는지, 사람들이 일제히 사진기를 꺼내어 촬영을 시작한다.


"후훗...미국 사람들도 똑같군.."


그렇다면, 나도 나가서 멀리서나마 알카트라츠를 봐줘야겠지?

페리의 갑판에 나가 보니, 교도소로 사용되었던 건물과 등대, 그리고 창고가 보인다.

 

<페리 갑판에서 바라본 알카트라츠>

<알카트라츠가 뒤로 사라질 때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계속 사진을 찍고 있음>

알카트라츠를 지나고, 얼마지나지 않아 페리는 페리빌딩에 도착한다.


소살리토가 섬도 아니지만, 페리를 타고 갔다는 이유하나로 못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빠졌던 우스운 기억을 뒤로 하고 페리에서 내리니 이제야 뭍에 닿은 안도감이 든다.

발을 땅에 붙이니 뭐라도 할 것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눈도 잘 보이는 것 같고, 안 보이던 Clipper 충전기도 보인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마지막 이동을 위해 Clipper 카드 충전~~

<엄청 느린 Clipper 카드 충전기..그래도 영어 읽어가며 충전한 내가 대견하다>

페리빌딩을 빠져나오니, 벌써 3시다.

이제는 정말 안녕~~o

<안녕~안녕~~페리빌딩>



Hello, Google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다시 San Jose로 돌아간다.

돌아 가는 길에는 IT덕후 답게 'Google Headquater'를 방문하기로 했다.

실은 이번 샌프란시스코 여행 중에...내가 꼭 가고 싶다고 유일하게 찍은 장소가 '구글 본사'이다.

그렇다..이렇게 또 덕후 인증이 된다.

그래도 어쩌랴...궁금한데..

구글캠퍼스는 40여개의 건물로 이뤄져있다고 하는데...다 보지는 못했지만 들어가는 도로의 표지판만으로도 그 규모를 예측하게 한다.


​드디어, Google HeadQuarter.

아쉽게도 방문일이 일요일인지라, 구글 직원들의 모습보다는 관광객이 더 많다. 특히, 중국 관광객들..

마치 입사할 기업의 탐방을 온 듯, 가족 단위로 놀러오신 분들이 많으시다.


<일요일이라 직원보다는 관광객이 많은 구글본사>

"기념품은 못 사는건가??"

구글 스토어도 문이 닫혀 있어, 기념품 구매는 저 멀리로~~

<문이 닫혀있는 기념품샵>

빨강, 노랑, 초록의 구글 로고색으로 만들어진 구글 자전거는 캠퍼스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다.

누구나 탈수 있는데, 원래는 PIXI 형이었다고 한다.

근데 일반인들은 익숙하지가 않아서, 브레이크가 있는 것으로 바꿔줬다고..

참...친절한 구글이다.

 

 

<PIXI 에서 브레이크가 있는 자전거로 바뀌었음>

 

​초등학교 이후로 자전거를 탄 적이 없어 두려움이 가득한 나는 구글 자전거 위에 그림자를 얹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본다.

 


<구글 자전거 위에 그림자 얹기>

이렇게 IT 덕후의 한풀이가 끝이 난 것 같다.

이제야 실리콘밸리를 다 본 느낌이랄까?

"뭔가 한풀이가 끝난 것 같아.."

아마 예전 어르신들이 서울 구경오시면 남산타워 꼭 가시는 것이 이런 느낌이셨으리라.

나도 촌스럽지만, 구글로 남산타워를 대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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