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기르의 소매치기에게는 수치심 기둥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리고..
저의 쓰라린 기억은 즐거운 여행을 위해 깊숙히 묻습니다.
"그래..나는야 즐거운 여행자잖아~~"
트로기르와 스플리트는 채 한 시간이 안 걸립니다.
버스에 타자마자 내리는 느낌이랄까~
스플리트는
- 크로아티아어 : Split - 스플리트 달마티아 주에 있는 도시로, 크로아티아에서 수도 자그레브 다음으로 큰 도시 - 기원전 그리스의 거주지로 건설되었으며,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황제 자리에서 물러난 후 305년 이 곳에 거대한 궁전을 지어 본격적으로 도시로 발전 - 그 후 여러 시대를 거치면서 궁전은 비잔틴, 고딕 건축 양식 등의 화려한 모습으로 바뀜 - 스플리트는 유고슬라비아 왕국에서 가장 중요한 항구도시로 개발되어 근대적인 항만시설이 갖추어졌고 달마티아 지방의 중심지로 발전 - 제2차 세계대전 때는 폭격의 피해를 받지 않아 귀중한 유적들이 보존됨.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을 비롯한 옛 유적이 많음 (출처 : 위키피디아)
스플리트 관광은 라바 거리에 시작됩니다.
굉장히 낯익죠?
'꽃보다 누나'에서 이승기 군이 그리도 뛰어다녔던 그 거리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38-39도에 육박하는 날씨.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릅니다.
그래도 패키지 관광은 계속되어야 겠죠?
스플리트의 관광은 라바거리를 시작으로,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을 둘러보는 것이 일반적인가봐요.
디오클레이티아누스 궁전은 라바 거리 초입의 작은 골목에서 시작됩니다.
저기 7번이라고 쓰인 동그란 판을 든 분들을 크루즈에서 Day Tour를 내리신 분들이에요.
제가 이날 본 크루즈만도 4대 정도 되니..유럽분들의 스플리트에 대한 애정을 짐작할 수 있지요?
골목으로 들어서면 디오클레이티아누스 궁전의 남문을 통해 지하 궁전으로 이어집니다.
이 지하 궁전은 건축 당시에는 1층이었으나, 지반이 무너지면서 지금은 지하가 된 것이래요.
지하궁전의 보전상태는 매우 좋은데..
그 이유가 고대 로마의 지배가 끝난 후 수세기동안 이 궁전이 비어있게 되었데요.
빈 궁전에 슬라브 등의 유랑민들이 자리를 잡고 살게 되면서, 생활 쓰레기를 이 지하에 버린거죠.
그러면서 지하궁전은 잊혀지고..
1960년대에 발견되어 복원되기까지, 이곳을 사용한 사람이 없어서 이렇게 그대로의 모습을 가진거라고 하네요(출처 : 가이드 언니)
지금은 기념품을 파는 멋진 아케이드인 이곳...불과 수십년 전에는 이곳이 쓰레기더미였다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지하통로를 빠져나가면,
밝은 빛과 함께 궁전의 내부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 궁전은 전쟁과 지진. 인간의 폭력과 자연의 힘에 의한 파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요.
그래서 원래의 건축물, 그 위에 후대 사람들이 지은 건물들, 그리고 그를 다시 보수공사하는 현장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건물들 사이로 성도미니우스 성당의 종탑이 보이네요.
좁은 골목들을 통과해서, 북문 쪽으로 이동을 합니다.
가는 길 곳곳에서 숨어있는 호텔들을 발견할 수 있어요.
천 여년의 역사를 가진 성 안에서의 하루라~~너무 낭만적일 것 같습니다.
근데 가이드 언니 曰,
"여기 호텔들은 엄청 비싸요~"라시네요.
내리쬐는 햇살을 맞으며, 헉헉대는 숨을 몰아쉬며 정신없이 걸어가다가...갑자기 발걸음을 멈춥니다.
여기가 바로 황제를 알현하기 전 신하들이 기다렸다는 곳이래요.
들어서는 문의 장식부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머리위로 높이 돔형으로 솟은 방의 모양, 그리고 빛을 충분히 끌어들이기 위해 창을 층층이 낸 모양만으로도 그 옛날의 화려함이 상상이 됩니다.
눈을 더 높이 들어올리니 뻥 뚫린 구멍과 하늘이 보입니다.
일부러 이런 양식을 취한거냐고요?
아니랍니다.
전쟁 때 포탄을 맞아 돔 상단에 구멍이 뚫린거라고 하네요.
돔이 만들어낸 그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데..갑자기 잘생긴 남성들이 등장합니다.
가이드 언니 왈,
"운이 엄청 좋은가봐요. 시간이 안 맞아서 이분들 못 볼 때가 많은데..."
이분들은 크로아티아 전통 남성 아카펠라 합창단인 클라파(Klapa)입니다.
The klapa music is a form of traditional a cappella singing in Dalmatia, Croatia. The word klapa translates as "a group of friends" and traces its roots to littoral church singing. The motifs in general celebrate love, wine (grapes), country (homeland) and sea. Main elements of the music are harmony and melody, with rhythm very rarely being very important. In 2012 klapa was inscribed in UNESCO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 (출처 : 위키피디아) |
클라파도 2012년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네요.
돔 안에서 울리는 클라파의 음악을 들으면서 땀을 식힙니다.
이 돔을 나서면 열주광장이 나옵니다.
옆에 보이는 까만색 석상이 예사롭지 않죠? 왠지 낯이 익지 않나요?
스핑크스 입니다.
이집트에서 직접 가져온 스핑크스라던데..그래서 이 열주광장에 위치한 까페 이름이 룩소르(Luxor) 였던거죠.
크로아티아는 알면 알 수록 '대다나다'가 나옵니다.
스핑크스를 데려오다니...
엄마는 이 더위에 지치시도 않으셨는지..엄청 활기찬 모습으로 계단을 콩콩 내려가시네요.
열주광장..이름에서 나타나듯이 이 광장은 기둥이 쭉 늘어서있습니다.
그리스에서 가져온 대리석 기둥들이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형상이 압도적이네요.
룩소르 까페..에 초대합니다.
이렇게 시원한 그늘에 방석이 놓여있고, 메뉴판과 작은 나무 테이블이 있습니다.
이 방석에 앉아 주문을 하면 된다네요.
근데 보시다시피 다들 그 방석을 피해서 앉아있긴 해요.^^
열주광장에서 다른 크루즈 관광객을 마주쳤습니다.
흠흠..오늘은 정말 관광객 풍년이네요~
이곳에서도 고대 로마 병사복장의 사람들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아까 정신없이 나와서 몰랐는데..저 까만 구멍이 남문에서 들어오는 지하궁전입니다. ^^
이제는 Jupiter Temple을 지나
예쁜 꽃이 놓인 길을 지나,
이보다 더 좁을 수 없다 길을 통과해서,
드디어 북문에 도착했습니다.
북문은 Golden Gate.
크로아티아의 성문은 북(Golden)-동(Silver)-남(Bronze)-서(Iron) 의 4개 문을 만드는게 정석이래요.
북문을 통과하면 그레고리 닌 동상을 만나게 됩니다.
그레고리 닌은 10세기 크로아티아의 주교로,
어려운 라티언 대신 자국어로 예배를 드릴수 있게 한 분이래요.
이런 종교적인 이유로 이 동상을 보러오는 것은 아니지요.
요래요래 닳은 발가락만 봐도 아시겠지요?
바로..이 엄지발가락을 만지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전설때문에 이 동상까지 오는 거랍니다.
하지만 한여름 뙤약볕 아래의 동상 발가락은 뜨겁기 그지 없습니다.
소원을 이룬다는 강한 의지로..손을 댔다가 뗴었다가..
이 소원도 이뤄지겠지요?
엄마, 아빠는 무슨 소원을 비셨을까요?
각자의 마음 속에 소원을 담고 다시 북문으로 몸을 돌립니다.
# date : 2015.7.15
'여행 일기,따로 또 같이 > 유럽,발칸반도(20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칸#15) 성모발현지, 보스니아 메주고리예 (0) | 2015.08.22 |
---|---|
(발칸#14) 패키지 여행객에게 주어진 짧은 자유시간,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0) | 2015.08.21 |
(발칸) #12 :크로아티아, 트로기르에서 쿨내나게 소매치기를 영접하다 (0) | 2015.08.16 |
(발칸) #11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에 발을 담그다. (2) | 2015.08.14 |
(발칸) #10 :크로아티아, 자다르 구시가지에서 만나는 옛 흔적 (0) | 2015.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