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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기웃거리기/골목, 기웃거리기

(인천) 신포시장과 차이나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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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에게 인천은 가깝고도 먼 곳이다.

지하철 한 번이면 가는 곳이지만, 행정구역이 나뉘는 탓에 마음의 거리는 멀다.

그래도 가끔 갈 때마다 푸근한 인심과 맛난 음식으로 맞아주는 곳이 인천이다.

 

인천에서도 꼭 가봐야할 곳은 신포시장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쫄면의 탄생지이자, 3대 닭강정집 중에 유일하게 위치한 곳이기 때문이다.

 

신포시장 즐기기

 

신포시장은 역시 신포닭강정에서 시작해야한다.

서울에서 서둘러 출발을 했건만, 이미 닭강정 가게 앞에 늘어선 줄이 꽤나 길다. 

 

<이미 닭강정 집 줄은 길다>

 

하지만 이 긴 줄이 지겹지 않은 것은 바쁘게 몸을 움직이며 큰 솥에서 닭튀김을  버무려내는 활기찬 직원분들의 움직임 때문이다.

튀겨진 닭을 얼른 강정소스가 있는 솥에 넣으면, 척척  땅콩을 뿌리고는 현란하게 버무려낸다.

그리고는 잰 걸음의 이모님은 식을새라 얼른 손님에게 닭강정을 가져다주신다.

 

삼십분여간 이런 흥미진 진한 움직임을 관찰한 후에야, 열정의 닭강정을 영접할 차례가 우리에게도 왔다.

 

<열정의 닭강정>

 

이 집 닭강정은 속은 바삭, 속은 부드럽다. (뭐 모든 닭이 다 그렇지만...하지만 특히 처음에 너무 빠삭해~)

게다가 튀김껍질이 뜨거운 김을 가득 품고 있는지라, 한입 베어물면 자동으로 입을 오무리면서 입김을 내뿜을 수 밖에 없다.

 

'호오오~~'

이렇게 뜨거운 김을 내뿜고 나서야, 닭의 육질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이가 시릴정도로 차가운 맥주와 혀를 델 정도로 뜨거운 강정을 번갈아먹으면, 정말 행복하다.

하지만 낮술은 애미애비도 못 알아보게 하는 마성이 있으므로...주의 필요~

 

신포닭강정은 양이 푸짐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장은 필수다.

이번에도 남은 양을 포장해서는 다음 목적지로 나선다.

 

그런데 길을 가던 중, 유독 눈길을 끄는 숯으로 굽는 김.

참기름을 발라, 소금을 솔솔 뿌려 재워놓은 김을...수제로 숯불에 구워내는 모습을 보니 차마 지나칠 수가 없다.

<숯불에 직접 구워내는 수제김>

 

<수제로 숯불 위에서 휘~~익 구워내요>

 

보기만 해도 바사삭 바스라질 것 같은 김을 차마지나칠 수가 없어, 호기롭게 3봉을 산다.

 

공영주차장에서 차를 빼서는 차이나타운으로 이동~

 

차이나타운

 

 

인천의 차이나타운은 이제 더 이상 차이나타운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듯..

최근 개항시절의 조계지를 복원하여, 한 쪽에는 일본인 거주지역을 그리고 한 쪽에는 기존의 차이나타운을 둔 형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TIP!!

 

 

조계 [租界]

주로 개항장()에 외국인이 자유로이 통상 거주하며 치외법권을 누릴 수 있도록 설정한 구역
(출처 : 두산백과) 

 

;

 

 

 

 

일본 조계 쪽에는 일본식 가옥의 느낌을 살린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일본 가옥 느낌을 살린 가게들>

 

오늘은 '팟알'이라는 빙수집을 갈 예정.

개항누리길을 따라  걷다보면 예배당 옆에 '팟알'이 있다.

<개항누리길을 걷다보면>

 

<예배당 옆에 팟알이 있어요>

 

이 집에는 '동화같은 얘기'가 전해지고 있어요.

원래 팟알이 들어오기 전, 이 집을 가지고 계시던 할아버님이 계셨대요.

그 할아버님은 나고 자란 이 집이 변하는 것이 싫어서 팔지를 않으셨는데, 팟알 사장님이 원형을 보존하겠다는 약속과 진심을 믿고 파셨다네요.

120여년이나 된 진짜 일본식 가옥을 우리가 만나게 된 것은 팟알 사장님의 덕분일지도...

 

<팟알의 건물에 대한 내용이 적힌 안내판>

 

'팟알'은 이름대로 팥빙수가 대표 메뉴인데....매일 소량만 팥을 쑤어서 빙수를 만들기에 늦으면 빙수를 만날 수가 없답니다.

저 역시 빙수를 만날 수 없었어요.ㅜㅜ

 

<팥빙수가  이미 종료되었다는 슬픈 공지문>

 

그래도 분위기나마 느끼려고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부드러운 나가사키 카스테라와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시켜놓고는 나무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기분좋은 낮잠을 불러온다.

 

<햇빛에 쏟아지는 창가에서 꼬박꼬박 낮잠도 즐기고..>

 

<팥알에서의 추억>

 

일본 조계에서 중국 조계 쪽으로 넘어가는 길은 여러갈래가 있지만, 두 조계지의 경계를 나눈 지점에 있는 계단을 올라서 가면 삼국지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는 벽화를 만날 수 있다.

 

<삼국지 벽화거리>

 

이 벽화거리를 따라 가면, 중국 물건들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중국산 빼갈이며, 과자, 장남감들을 파는 데....우리는 미래를 점쳐주는 '포춘 쿠키'를 샀다.

 

포춘쿠키는 어떤 미래를 말해줄까~?

 

<미래를 말해다오..포춘쿠키야>

 

도장, 벼루, 중국향 인테리어 물품을 파는 가게도 간간히 만날 수 있다.

 

<귀엽게 세월을 낚고 계시는 강태공 할아버지>

 

자못 진지하시다.

 

<고기를 잡는 얼굴표정이 자못 진지>

 

차이나타운에는 많은 중국집이 있지만, 그래도 공화춘에서 짜장면을 먹기로 했다.

물론 공화춘은 한국분이 상표만 사신 거고, 원래 공화춘의 후손들이 하는 짜장면집은 다른 이름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그래도 공화춘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맛집 방문의 지표가 되니...오늘은 공화춘이다.

 

<우리나라 짜장면과 궤를 같이 한다는 공화춘>

 

공화춘의 줄은 엄청나다.

따라서 기다리는 동안 간식을 준비하는 것은 필수.

 

한 사람은 줄을 서고, 다른 사람이 주변의 간식을 사다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식으로는 화덕만두가 간택되었다.

화덕안에 턱 붙어서 구워지고 있는 만두의 비주얼을 지나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 뒤에 청년이 화덕 안에 만두를 붙이고 있는거에요>

 

뜨겁게 구워진 만두는  이렇게 종이 봉투에 턱 넣어서 줘요.

 

<화덕만두>

 

화덕만두는 겉은 담백하지만, 안에는 만두소에서 나온 육즙이 가득하다.

따라서 먹을 때, 육즙이 흐르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만두를 먹고는 넓은 중국식 Lazy Suzan 테이블에 합석을 해서 '공화춘자장'을 주문.

공화춘에는 '공화춘자장'과 '자장'이 있는데, 가격 차이가 엄청 나다.(2배 ..ㅜㅜ)

기나긴 기다림 끝에 나온 공화춘자장의 감흥은 '역사'를 빼고는 없다.

 

자장의 역사를 마지막으로 인천 나들이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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