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브로브니크를 소개하는 자료나 블로그에서
1. 성벽투어
2. 스르지산 오르기
3. 유람선 타기
를 꼭 해야할 일로 꼽습니다.
벌써 성벽투어와 스르지산 케이블카 미션을 클리어했네요.
이제 마지막인 유람선을 타러 올드 포트(Old Port)로 갑니다.
저기 머리 부분에 LOKRUM이라고 써 있는 배가 저희가 탈 배에요.
출렁이는 배에 몸을 재빨리 싣고 나니, 일행을 태운 배가 항구를 떠나 아드리아해로 나아갑니다.
멀어지면서 보이는 두브로브니크 성곽은 안에서 바라볼 때랑은 또 다른 모습입니다.
파란 물빛에 대비된 성벽.
시원한 바닷바람.
기분좋게 출렁이는 파도와 그에 반응하는 배의 움직임.
역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야 사람도 풍경도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유람선 투어에는 크로아티아의 명물인 레몬맥주 제공이 포함되어 있답니다.
성벽투어와 스루지산 등반(..케이블카 타는 곳까지이긴 하지만..)에 지쳤던 몸에 시원한 맥주를 채워줍니다.
부자까페에 앉아서 마시는 것은 아니지만, 바라보면서 쭈우우욱~~~
두브로브니크 유람선은 Old Port를 떠나 로크룸섬을 돌아서 다시 돌아가는 코스인데,
이 유람선의 하일라이트는 '누드 비치'랍니다.
일행 중에 한 분 曰,
"내 지인이 얼마 전에 여길 다녀왔잖아. 누드 비치가 제일 인상적이었대. 사라들이 환호를 하니까, 거기 계신 한 할아버지가 손을 흔들어주셨다더라구."
오오오~~..
제게도 그런 신기방기한 경험이 생길까요?
상상을 하는 동안, 두브로브니크는 점점 멀어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 하나!
'동방견문록'으로 유명한 마르코 폴로가 실상은 달마티안 출신이었다는 점.
사전에는 베네치아 공화국 출신으로 나오지만, 베네치아 공화국의 지배를 받았던 크로아티아(당시 달마티아) 사람이라는 논란이 있나봐요.
그렇다면 지금 배 위에서 바라보고 있는 저 두브로브니크의 모습이 동방으로 떠나던 마르코 폴로가 바라보던 모습일 수도 있겠네요.
레몬맥주를 몇 잔 더 들이키고,
새로운 역사적 사실도 알게 되고,
선장 아저씨의 위트넘치는 곡예 운항으로 배가 출렁출렁 흔들리는 경험까지 하고 나니..
세상을 다 가진듯이 기분이 업!!
웃음이 입가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게다가 저렇게 파란 물빛이라니~~
정말 이 세상 파란 물감은 모두 가져다가 풀어놓은 것 같습니다.
유럽인들이 두브로브니크를 휴양지로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바로 바다.
바다에 위치한 자연 수영장은 따끈하게 덥혀진 바위에서 일광욕을 하다 언제라도 들어가 몸을 식힐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태양이 부족한 북유럽, 서유럽 사람들에게는 이만큼 매력적인 곳도 없겠지요.
가이드 언니 曰,
"유럽 사람들은 저기 섬에 위치한 리조트에서 한 일주일정도..? 그냥 해양스포츠나 일광욕을 하면서 보내요."
부럽네요.
아무것도 안 하며, 더욱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할 수 있는 휴가라..
저희가 유람선을 타고 지나가는 옆으로 카약이 등장.
바다가 워낙 잔잔하니, 이렇게 카약(?)도 할 수 있나봐요.
너무 더운 날씨에 도전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멋져보이네요
드디어 '누드비치'입니다.
누드비치는 로크룸섬 뒤 편(두브로브니크 방향의 뒤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기대가 컸었나?
솔직히 아쉽습니다.
생각보다 누드비치에 사람이 많지는 않더라구요.
그래도 저희 배의 모든 분들은 비치를 향해서 손을 흔들었고, 바위 위의 분도 반갑게 인사를 돌려주셨어요.
어쨋건 누드비치는 제 상상 속의 야한 장소라기 보다는...
자연 속에 사람이 녹아든 편안한 풍경에 가깝습니다.
바위 위에 옷을 벗고 서 있는 사람의 모습 자체가 그냥 바위의 부속물처럼 자연스럽습니다.
오히려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 생경하게 도드라진달까?
저곳에 간다해도..저렇게 과감하게 자연으로 돌아갈 자신은 없지만...
자연으로 돌아간 사람의 아름다운 모습을 본 것으로 맘이 좋습니다.
이제 배는 머리를 두브로브니크 도심으로 향합니다.
도심에서 또 꿀맛같은 자유시간이 주어졌어요.
제일 하고 싶었던 로컬 마켓에서의 쇼핑을 위해 군들리치 광장으로 향합니다.
실은 아까 루자 광장을 지나면서, 시장이 선 것을 봤거든요. ^^
군들리치 광장에는 매일 아침 7시에서 오후 1시까지 시장이 열린대요.
광장에서는 과일과 크로아티아 명물 라벤더 향주머니, 작은 공예품들을 살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시크한 아저씨를 선택했습니다.
엄청 쿨한 모습으로 파시고 계시더라구요.."내게 흥정따위는 안 먹혀~~" 이런 포즈.
왠지 뭘 사라고 하는 모습보다 더 끌렸달까..
결국 자두 한 바구니를 받아듭니다.
입에 넣어 깨물면 즙이 쭉 나오는 자두.
아주 달지는 않지만, 더운 날에 상큼한 과즙을 내놓는 과일 자체가 얼마나 반가웠던지..
엄마, 아빠랑 저는 자두 한 바구니를 들고는 시장 안을 둘러봅니다.
하나씩 먹다보니 바구니에 자두 2알이 남았네요.
2알은 차에서 먹을 간식으로 가방에 넣고는 아이스크림 가게로 향합니다.
크로아티아의 아이스크림은 어디에서 먹어도 맛있다는 말대로..
쇼케이스에 다채롭운 모습으로 디스플레이되어 있는 아이스크림이 눈길을 잡아끕니다.
저희는 진리의 치즈케익 아이스크림을 선택.
세 식구가 둘러앉아 먹으니 순식간에 아이스크림이 클리어~
스트라둔 대로 탐험을 시작으로, 성벽투어, 스루지산 케이블카 타기, 유람선 타고 두브로브니크 돌기, 로컬마켓 체험과 아이스크림까지..
꿈같은 두브로브니크에서의 반나절이 지나갔네요.
# date : 2015.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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