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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따로 또 같이/유럽,발칸반도(2015)

(발칸 #27) 분침보다 긴 시침을 가진 시계가 있는 슐로스베르그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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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꼬불꼬불한 계단의 위에 슐로스베르그 요새가 있습니다.

슐로스베르크는

- 그라츠에 위치한 슐로스베르크 요새는 9~16세기에 세워짐

- ​나폴레옹 전쟁 동안 1797년, 1805년, 1809년 3차례에 걸쳐 프랑스군에 의해 점령되었으며, 1809년 침략 당시에 많은 부분이 파괴되고, 현재는 성터와 시계탑과 종루가 남아 있음.

1561년에 만든 시계탑은 시침을 먼저 만들고 분침을 나중에 만들어 일반시계와 달리 시침이 더 긴데, 산 아래에서 보았을 때 더욱 정확하게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함.

- 이 시계탑은 16~19세기에는 화재 감시탑으로 사용되었으며 연인들이 첫 키스를 나누는 명소로도 알려져 있음 

- 1839년에 공원으로 조성


(출처 : 두산백과)

 


슐로스베르그를 올라가는 방법은 260개에 달하는 계단을 걸어서 올라가는 법급행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희는 엘리베이터를 타러가용~~~ 

 

엘리베이터는 편도 또는 왕복으로 끊을 수 있답니다.

편도권을 끊고는 줄을 서서 기다리면 끝!

엘리베이터를 타면 순식간에 그라츠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슐로스베르그 요새에 닿습니다.

저기 보이는 오카리나처럼 보이는 건물이 쿤스트하우스입니다.

쿤스트하우스는 2003년 그라츠가 문화도시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여 지어진 건물로, 현대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대요.

사각형으로 지어진 건물 사이에 짙푸른 색의 아메바처럼 생긴 건물은 마치 건물사이를 유영하는 생명체 같습니다. 

 

오랜 시간 차를 타고 왔던지라, 우선 화장실을 가야겠지요?

저기 보이는 레스토랑에 화장실이 있다는 말에...모두들 우르르 달려갑니다. 

 

하지만..두둥...

화장실은 없고, 레스토랑 Staff 들이 옹기종기 앉아서 담배를 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뽑은 칼..화장실은 가야하기에 안 되는 영어로 조심스럽게 말을 붙입니다.

"Restroom?"

갑자기 나타난 한무더기의 동양인 여인들의 모습에 약간 놀라긴 했지만 친절한 웃음을 띠고는 손가락으로 엘리베이터를 가리킵니다.

다다다~~~엘리베이터로 ~~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데, 문이 열리고 놀란 눈의 Staff가 저희를 바라봅니다.

살짝 목인사를 하고는 탄 엘리베이터.

알수 없지만, 무조건 -1을 누릅니다.​

 

음홧홧...

본능은 역시 맞았던 것입니다.

활짝 열린 문에 써 있는 'Women'.

우리가 찾던 화장실입니다.

화장실 찾기 모험이 끝나니, 뭔가 큰일을 했다는 느낌에 어깨가 불쑥 솟습니다.


주변 경관을 쭉 둘러보고, 드디어 그라츠의 명물이자 슐로스베르그 요새의 자긍심인 시계탑을 찾아갑니다.

위에서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이 시계탑은 시침이 분침보다 길답니다.

그러니..지금은 5시 12분인거에요.

저 아래 마을에서도 시계탑의 시침을 보고 시간을 알 수 있도록 한 배려.

그 배려심이 그라츠 시민들이 나폴레옹에게서 이 시계탑을 지켜내고자 했던 이유겠지요?

 

시계탑 앞에는 작게 동상으로 시계탑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시계탑 주변에서 발견한 귀여운 식수(TRINKWASSER)전.

눈을 그려넣은 식수전은 마치 멕시코의 신화를 담고 있는 석상같습니다.

GEMEINES TRINKWASSER=사악한 식수

'GEMEIN trinkwasser=모두의 식수'라는 원래의 글을 살짝 비틀어놓고, 그것을 이렇게 표현해놓다니..재밌네요.

실은 그라츠는 모두에게 식수를 무상을 제공한대요.

길 여기저기 식수를 마실 수 있는 식수대가 있고,

다른 유럽과 달리 수질이 좋은 편이라 그냥 받아서 마셔도 물갈이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쨋건 요렇게 귀여운 사악한 식수라면, 받아마셔도 좋겠네요.

 

뒷면은 원래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내려오는 길은 훨씬 수월합니다.

산비탈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휘영휘영 내려오니 벌써 시가지에 다다랐습니다.


 

그라츠의 또 다른 명물은 바로 Hofbäckerei Edegger-Tax.

보다 자세한 정보는 --> http://www.hofbaeckerei.at/

(출처 : http://www.hofbaeckerei.at)

이 빵집은 왕실 빵집으로 그라츠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며, 오스트리아에서도 오래된 빵집 중의 하나입니다.

처음 기록에 등장한 것은 1569년이지만, 14세기부터 운영을 해왔다고 보인다고 해요.

​특히 1888년부터는 왕실의 상징인 Double-headed Eagle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황금빛을 띈 왕실 문양이 빵집 문 위에 걸려있습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가지 못하는 것처럼, 홀린 것처럼 빵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사랑받는 왕후인 SiSi를 새겨넣은 박스 포장이 눈에 띄네요.

​순간적으로 SiSi 가 새겨진 박스를 하나 들고 계산을 합니다.

 

​계산을 하고는 또 백미터 달리기입니다.

그라츠 대성당 쯤에서 앞서간 패키지 분들을 따라잡습니다.

이제 숨을 좀 돌릴 수 있네요.

그라츠의 다른 가게들도 들러보면서, 우리 차를 타러 갑니다.

지금까지 오스트리아에는 빈(Wien)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는 않은 도시지만,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그라츠를 마주하고 나니 오스트리아가 다시 보입니다.

오늘 만약 이곳을 오지 않았다면, 이런 매력적인 도시를 못 만났겠지요?

여행은 잘 계획된 것보다는 즉흥적인 결정이 더 기쁜을 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아빠도 그라츠가 무척이나 맘에 드셨나봅니다.

버스를 타고 가시는 동안 엄마와 한참 얘기꽃을 피우시네요.

창밖으로 보이는 깃털구름 가득한 하늘빛이 마냥 가슴을 부웅 뜨게 합니다.

아~~참 조으다.

 


# date : 201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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