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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따로 또 같이/미국, 샌프란시스코(2015)

[샌프란시스코] 페블비치의 17 Miles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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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는 항상 맑음(Only Sunny)로만 알았는데, Monterey를 벗어나자마자 갑자기 해가 사라지고 매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나 曰,

​"원래 날씨가 이렇게 변덕스러워?"


친구 曰,

"산맥 하나를 차이로 좀 차이가 나..이 쪽은 좀 추워서, 니트 같은 거 가지고 와야해"


그나마 유니클 ○의 울트라라이트 패딩을 가방에 넣어온 것이 다행이다.

패딩을 입으니, 이제 그 어떤 추위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이 정도 추위쯤은 문제 없어"

 

<페블비치의 위치>


추위에 대한 대비를 하고, 울창한 숲을 얼마 더 운전해 가니 게이트가 나온다.

페블비치의 17 Miles 을 방문하려면, 10 달러를 내야한단다...비싸기도 하다..


 

<페블비치 17 Mile의 관문인 Pacific Grove Gate>


10불을 내니, 간단한 소개 팜플릿을 하나 준다.


<17 마일 Drive를 하면서 꼭 봐야 하는 Point에 대한 안내 팜플릿>


 

<17마일의 뷰 포인트들, 출처 : http://cravecookclick.com/17-mile-drive-pebble-beach-california/>

Huckleberry Hills
② Poppy Hills Golf Course
③ The Inn & Links at Spanish Bay
④ Spanish Bay
⑤ The Restless Sea
⑥ Point Joe
⑦ China Rock
⑧ Bird Rock Hunt Course
⑨ Bird Rock
⑩ Seal Rock Picnic Area
11) Spyglass Hill Golf Course
12) Fanshell Overlook
13) Cypress Point Lookout
14) Crocker Grove
15) The Lone Cypress
16) The Ghost Tree
17) Pescadero Point
18) The Lodge at Pebble Beach
19) Peter Hay Par-3 Golf Course and 100th U.S. Open 2000 Pebble Beach Monument
20) Pebble Beach Equestrian Center

페블비치 17 마일 드라이브를 따라서는 프라이빗 골프장과 퍼블릭 골프장들이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AT&T 프로암이 열리는 페블비치 골프장만이 유명하지만, 꽤나 좋은 코스들이 있다고 한다.


운전을 하면서 지나가다 보면, 나이드신 어른들이 카트를 끌고 골프를 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곳곳에 숨은 아름다운 해변을 볼 수 있다.

원래 우리 계획은 아름다운 해변에 자리를 깔고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차에서 내리자마자 코 끝을 베어낼 듯이 불어대는 바람에 다시 차 안으로 복귀. 차 안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밖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나 曰,

"그래도 낭만적이다. 그치..이렇게 태평양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시다니.."

친구 曰,

"그러게..근데 날씨가 너무 춥다."​

<원래는 바닷가에 있는 저런 벤치에 앉아서 맥주를 마실 계획이었으나, 차에서 바라보며 대리만족 중>

페블비치 17 마일 드라이브에서는 20개의 View Point 가 있으나, 사라들이 주로 방문하는 포인트는 "13) Cypress Point Lookout"과 "15) The Lone Cypress"이다.

그래서 우리도 주요 포인트로 바로 이동.

싸이프러스 포인트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게다가 여기도 엄청난 중국인 관광객들이..

아..전 세계에 중국인 관광객이 없는 곳은 이제 없나보다.

사진을 찍는데도 뭔가 북적이는 분들이 계시니, 흥이 나지 않는다.


날씨 탓인지 기분탓인지 아이폰의 한계인지..눈으로는 분명 아름다운데, 사진에는 그 풍광이 담기지 않아서 슬프다.

그래서 눈으로만 열심히 담기로 한다.

<나름 울창한 Cypress 로 둘러쌓인 곳인데..하나도 나무가 안 보인다.>

포인트 포인트가 아름답지만, 솔직히 20개나 되니 좀 식상하다.

"20개나 되다니...식상해~~"

그래서 이 곳의 메인 관광지인 페블비치 골프링크스로 바로 이동하기로 한다.

외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클럽하우스로~~

<클럽하우스로 가는 길>

유럽식 건물에 도어맨의 모습까지도 멋지다.

아..뭔지..간지좔좔의 느낌~~~

저 문을 내가 통과해도 되는가 하는 쫄깃한 생각이 든다.​

그래도 당당한 미소를 머금고 문으로 들어선다.


 

<간지좔좔~~~클럽하우스>

예약없이는 밥을 먹기 어렵다는 최근의 뼈저린 경험에 따라, 우선 Still water bar&grill 로 간다.

다행이 식사 때를 꽤 지난 시간이라서 자리가 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움이 ~

원래 Still water bar&grill 의 매력은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의 18홀과 바다를 바라보면서 식사를 하는데 있다.

하지만 어제 끝난 AT&T US Open 으로 인해, 내가 볼 수 있는 풍광은 갤러리석의 뒷부분 뿐..


 

<AT&T 프로암, US Open의 갤러리석 뒷부분>


 

<AT&T 프로암, US Open의 갤러리석 앞부분..18홀의 그린 위에서 골프를 하시는 분들이 보임>

막 끝난 US Open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것을 기뻐해야 하나? 아님 막혀버린 바다 풍광을 아쉬워 해야 하나?

어쩃건 역사적인 경기의 여운이라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가지며, ​자리를 잡는다.

<추운 날씨에 대비해, 해변에 면한 식당에는 대체로 이런 화로 같은 시설이 있음>


오늘의 점심으로는 화이트 와인 Half bottle과 흑맥주, 그리고 플랫브레드를 주문한다.


 

<먼저 나온 와인과 흑맥주>

<플랫브레드> 


이곳의 플랫브레드는 맛도 양도 엄청나다.

제대로 된 화덕에 구워 살짝 숯향이 나는 짭조롬한 맛, 거기에 제대로 만들어낸 도우의 식감도 대단하다.

무심하니 턱 얹어주고 갔지만, 한 조각 한 조각 베어물떄마다 참 잘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2명이 먹고도 남을 정도의 푸짐한 양이다.

"너 맘에 들었어.."

또 식탐과 와인 흡입으로 시간이 늘어지고야 말았다.

하지만 골프코스를 돌아봐야 한다는 친구의 강권에 엉뎅이를 떼고, 산책에 나선다. 


페블비치 골프장은 예약 대기가 꽤나 되기 때문에 우리네처럼 여행으로 오는 사람이 라운딩을 하기는 어렵다.

허나 은혜롭게도 코스를 걸으면서 구경을 할 수는 있게 해주고 있다.


 

<페블비치의 더 벤치>


 

<18번 홀의 나무>

18번 홀에는 이 나무말고, 휘어져있는 나무가 하나 더 있는데..골프공을 하도 맞아서 휘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단다.

(크크..코스의 구조상으로는 이 나무가 휘는 게 더 맞아보인다.)

잼나게 얘기를 만들어내는 미국아저씨들의 유머에 감탄~~


 

<바다를 옆에 끼고 있는 코스들>


 

<중간중간 나무도 있고..참..쉽지 않은 코스다>


 

<게다가 이 벙커의 크기를 보라.>

골프코스를 가다보면, 사유 주택들이 눈에 띈다.

페블비치에는 미국의 유명인들, 스타들의 집이 많다고 한다.

집들은 각각 주인의 특성을 많이 탄 듯, 모양들이 제 각각이다.

이 집 주인은 매우 모던한 취향을 가지셨나보다.


<꽤나 모던한 집>

또 이렇게 얼마를 가면 골프코스가 나타난다.

OB를 나타내는 빨간 선 밖은 바로 해안가의 돌이니, 정확한 공략이 없이는 엄청 공을 잃어버릴 것 같다.


 

<OB 선>


 

<US Open 취재탑이 아직도 남아 있어요>


 

<그린 주변에는 온통 벙커 꽃이 피었습니다>


 

<큰 벙커 꽃>

<바닷가이니 갈매기와 함께 란딩하는 것은 필수죠>

18홀을 다 돌아볼 기세로 산책을 하는 친구를 "워워"시키고, 이제는 돌아선다.

페블비치 골프장..다시는 못 올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18홀을 다 걷기에는 벅차니까.

이제는 작은 예술가의 마을인 Camel 로 간다.

캐멜은 영화배우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시장을 했던 곳으로, 마치 동화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작은 크기의 집과 앙증맞은 간판들이 가득하다.


나 曰,

"미국 사람들에게는 문이 너무 작은 거 아냐?"

친구 曰,

"예전에는 미국사람들도 작았나?​

실제 높이는 알 수 없으나, 느낌으로는 마치 호빗 마을 같다.

작은 문, 낮은 지붕, 불빛이 세어나오는 나무 창...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갑자기 다른 세계의 문을 열고 들어간 것 같다.


<동화의 마을을 닮은 캐멜의 상점들>


우리는 지나가다가 맘에 꼭 든 찻집으로 들어갔다.

유기농 커피를 판다는 이 곳에서 커피를 받아들고, 창가 테이블에 합석을 해서 앉는다.

합석한 사람들의 도란도란 얘기를 들으며, 작게 난 창으로 바깥을 바라보니 어느 덧 뉘엿뉘엿 해가 진다.

 

 <우리와 함께 합석을 해준 분들>


12시 귀가를 해야하는 신데렐라처럼, 우리는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가열찬 열의로 세웠던 '몬테레이-페블비치-캐멜-빅서'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 했지만, 개성 강한 3개의 도시를 봤다는 것만으로도 참 보람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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