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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따로 또 같이/우리나라,군산(2015)

[군산] #1, 1박 2일, 그 첫날-히로스가옥, 그리고 동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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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여행.

그 여행은 '낡은 가옥' 사진 한장에서 시작되었다.

낯선 일본식 집인 '히로쓰 가옥'.

그 집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여행 계획이라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게다가 가족여행~~

 

하지만 직장인의 바쁜 일정 속에 정보를 충분히 수집하는 것은 무리다.

숙소 예약으로 여행 준비 끝!!

 

햇살 좋은 휴일 아침...네비게이션에 목적지인 '히로쓰 가옥'을 입력하는 것으로 여행은 시작된다. 

3시간 여의 운전 끝에 도착한 군산 신흥동.

 

낮은 담장..조붓한 골목..벽돌로 쌓은 단독주택..

맘을 따뜻하게 하는 옛 골목의 모습과 나른한 햇살까지...어린 시절 하교 후에 뛰어놀던 골목길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 여행 TIP!

 

 군산은 아직까지 주차에 관대해요.

골목 어디에나 주차를 할 수 있고, 월명 동사무소는 주차장을 오픈해 놓았으니 이용하시면 되요.

 

마치 시간이 80년대에 멈춘듯한 모습의 골목이 그 곳에 있다.

이 골목에서 군산 여행의 첫 단추를 끼운다.

 

군산 여행은 '탁류길' 이라는 코스를 중심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큰 준비 없이 온 여행객에게는 '딱 맞는 맞춤형' 코스이다.

조금씩만 걸어서 움직이면 큰 고민 없이 주요 관광 Point를 모두 볼 수 있으니 말이다. 

 

** 여행 TIP!

탁류길 정보

 

7km/ 2시간 30분
째보선창창→진포해양태마공원→옛 군산세관→해망굴→히로스가옥→이성당→동국사→째보선창 

 

 

 

 

군산의 골목은 다른 관광지와 달리 한가롭다.

아직도 그 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내놓은 작은 화분들이 있는 골목길을 걸어가다보면, 그곳에 사시는 분들에게 방해가 될까 목소리 조차 낮추게 된다.

뭔가 주민들의 삶을 몰래 엿보는 느낌이랄까?

 

 

그런 마음으로 살금살금 골목을 걷다보면  히로쓰 가옥을 만나게 된다.

 

 

히로쓰 가옥은 2005년 국가등록문화재 제 183호로 지정된 곳으로, 일제강점기 히로쓰 게이샤브로라는 일본인 포목상이 지은 주택이다.  이 건물은 목조 2층이며, 우리에겐 '장군의 아들', '타짜'을 통해서 눈맞춤을 했다.

 

 

대문을 살짝 열고 들어서면 나타나는 총총히 놓인 돌을 징검다리처럼 발을 쭉~ 뻗어서 한칸한칸 건너면, 일본식 정원이 나타난다.

 

 

이 정원에서 특히 아름다운 것은 흩날리는 왕벚꽃 나무이다.

이미 서울에서도 벚꽃이 모두 진 이 시기에, 한참 남쪽인 군산에서 이토록 탐스러운 벚꽃을 만난다는 것은 참 행복한 경험이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저기 보이는 이층까지 직접 들어가서 볼 수 있었다던데..

지금은 들어가지 못 하게 관리를 하고 있어, 아쉽지만 밖에서 가옥의 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정원을 돌아나오면 한켠에 우물이 있고, 그곳을 지나면 바깥으로 나오게 된다.

 

 

 

너무나 기대를 해서인가?

바깥에서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히로쓰 가옥은 '그림의 떡' 같은 허탈감을 가져온다.

 

힝~~~

아쉽지만, 다음 목적지인 동국사로 발길을 돌린다.

 

동국사로 가는 길에도 군데군데 눈길을 잡아끄는 장소들이 있다.

 

양조장도 보이고,

 

 

동국사 가는 길에 '군산체육관'과 벽화마을을 만날 수 있다.

 

타일로 예쁘게 '군산체육관 가는길'이라고 적혀 있고, 예쁜 색을 입은 집에 복싱의 기술들이 그려져 있다.

 

정형화된 폰트가 아닌, 손글씨로 적어낸 '안면 스트레이트 가격시', '복부 라이트 스트레이트'라는 단어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저기 보이는 저곳이 우리나라의 유명 챔피언들을 길러냈던 바로 그 '군산체육관'이다.

 

헤헷!!

진짜 지금도 관원을 모집하는 걸까?

궁금증을 야기하는 '관원모집 포스터'가 눈길을 끈다.

 

 

느리게 걸어야만 볼 수 있는 그 곳에 '그 꽃'이라는 시가 적혀있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어쩌면 우리도 바쁘게 살아가면서 찾지 못하는 작은 행복을 잠시 쉴 때..아니면 잠깐 내려놓을 때..마주하게 되는 게 아닐까..

 

 

천천히 걸어가면서 발견하는 골목 안의 작은 장치들이 재미있다.

쏠쏠한 재미들을 모으다보니, 어느 덧 동국사이다.

 

 

동국사 안에서 제일 반가운 것은 바로 관광안내소이다.

동선에 대한 안내와 지도를 구할 수 있어, 준비 없이 온 나같은 불량 여행객에는 보물같은 존재이다.

 

 

열심히 여행 관련 정보를 보고 있는 나의 동생과 올케..

 

동국사는 일제 시대에 만들어진 사찰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사찰이라고 한다.

에도 시대 건축양식을 따라 소복하게 지어진 것이 특징이라고 하는 데, 절의 구성이나 처마의 모양이 우리네 사찰과는 많이 다른 형태를 띄고 있다.

 

 

 

특히 신기한 것은 사찰 뒤에 조성된 대나무숲이다.

우리네 사찰이 외부의 산수를 끌어들여 전체 그림을 그려내는 형태의 조형인 것과 달리, 빼곡이 조성한 대나무숲이 일본 정원의 조경미처럼 다가온다.

 

 

 

 

한켠에는 종이 위치 하고 있다.

이 범종은 일본 경도에서 주조하였다고 한다.(출처 : 위키피디아)

 

 

 

 

동국사를 뒤로 하고 내려오는 길에서는 재미있는 점방들을 만날 수 있다.

 

군산 창작 문화 공간인 '여인숙' 

 

 

전시 관람은 무료로 할 수 있어요.

게다가 '어서오세요'라는 명패가 발길을 잡아끈다.

 

한켠에는 고양이 급식소를 제공하는 배려까지~

 

 

연두색 코끼리를 내놓은 명월. 

 

화분속의 녹색의자가 놓인 산돌갤러리. 

 

달콤달콤 냄새가 풍겨나는 모퉁이 이것저것연구소까지.. 

 

재미있는 점방 탐방을 마치면, 동국사 여정이 끝이 난다.

 

# date : 20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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