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근대미술관.
군산근대미술관은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이 있던 곳을 용도를 변경한 곳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미술관을 들어가자마자, 오른쪽에 있는 방에서는 이곳의 슬픈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방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왜 18일까요?
일본의 국립은행은 설립순서로 1번부터 숫자를 부여받았는데, 18번째로 생긴 나가사키 국립 18은행이 조선에 진출을 했다고 합니다.
나가사키 국립 18은행은 인천에 첫 지점은 낼 것을 시작으로, 조선에 지점들을 만들어갔고,
군산은 7번째 지점이라고 합니다.
슬픈 역사를 가진 곳이지만, 지금은 미술관으로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요즘 그림에 한참 재미를 붙인 저에게는 흰 벽에 걸려있는 그림들을 둘러보는 것이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벽 하나를 가득채운 노란색 배경의 여인.
보는 것만으로도 맘이 시원해진달까~
한참이나 보고 서있었네요.
아련한 느낌의 연꽃 그림도 좋아요.
이렇게 그림을 구경하고 나오면, 한켠에 금고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금고가 채워지기까지 우리민족은 헐벗고 굶주려야만 했다'라는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비옥한 곳, 곡창지대, 그리고 항구까지 발달했던 이 곳은 아마 더더욱 수탈을 당했겠지요?
해안가를 따라 쭈욱 지어진 옛 건물들이..지금은 옛스럽고 멋지지만..
어찌보면 그만큼이나 이곳이 수탈의 장소였음을 나타내는 증거이기도 할 것입니다.
얼마전 다녀온 대만의 탄광지역인 진과스의 모습과 겹쳐지며, 묘하게 맘이 씁쓸해집니다.
스스로 힘이 없으면, 수탈을 당할 수 밖에 없고..
그 수탈은 비옥한 곳, 자원이 많은 곳에 더 집중이 되었다는 점.
이 곳 군산이 다른 눈으로 보이네요.
바로 옆에 군산 근대건축관이 있습니다.
이 건물은 조선은행의 군산지점이었다고 합니다.
이 건물은 한국에서 활동했던 대표적인 일본인 건축가인 나카무라 요시헤이가 설계한 건축물로,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도 등장한다고 합니다.
(출처 : 군산근대역사발물관 홈페이지)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최첨단 디지털 사이니지가 바닥에 똬~~악!!
역사가 궁금한 건물 위에 올라서면, 그 건물과 관련된 신문기사가 표시됩니다.
흐흐~~신기하더라구요.
이 은행은 규모도 엄청 납니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며, 크기도 18은행의 3배는 되보입니다.
은행의 한 켠에는 '흔적의 재생'의 벽이 있다.
김구 선생님도 보이고..
아직 얼굴이 채 만들어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아마..새로이 태어나고 있는 군산도 이러하겠죠?
이미 재생된 흔적도 있고, 아직 그 아픔을 간직한채 미완의 곳으로 남겨진 곳도 있고요...
금고도 엄청 큽니다. 심지어 1, 2금고로~
예전에 사용되었던 자재도 보관되어 있습니다.
여기 있는 이 동전은 침몰한 배와 함께 수장되었던 것을 발굴한 것이라네요.
배 한척 침몰한 데서 발굴한 것이 저 정도라니..수탈한 것은 얼마나 될까요..
지점장실은 일제강점기의 잔재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징병보험 홍보 전단지에 그려진 어린아이의 모습이 저는 조금 섬뜩하더라구요.
얼마나 어린 아이들까지 징병을 했길래..저렇게 작은 아이를 모델로 썼을까 생각하니까요..
수탈을 위한 애국저축통장도 보이고..
위안부와 관련된 유물도 있는데..그건 차마 가슴이 아파서 찍지를 못 하겠더라구요..ㅜㅜ
군산세관과 은행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미니어쳐도 있습니다.
저기 감시를 받으면서 쌀가마니를 나르는 모습 보이죠? ㅜㅜ
군산 근대건축관을 나와서 조금 걸으면, 해양테마공원이 나옵니다.
저는 오늘치의 관광은 다 했기에...그냥 술렁술렁 겉에 전시된 것들만 둘러보았어요.
박물관에서 봤던 부잔교의 실제 모습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3기만 남아있다니, 없어지기 전에 직접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부잔교의 모습.
위봉함 안까지 둘러보면, 탁류길의 주요 관광지는 다 둘러본 셈입니다.
이번 여행은 히로쓰 가옥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시작되었는데,
막상 군산에서 접하게 된 것은 슬픈 우리네 근대사였습니다.
아프고 쑤시다고 묻어두고 외면하면 안 되는 상처처럼..
우리네 근대사도 아프다고 우리일이 아닌 것처럼 기억에서 지워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조카녀석이 이런 역사를 보고 뭘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자꾸 보여주고 알려주고 기억하게 하고 대비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date : 20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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